[독자시] 무더위

2016-07-18     경남일보
무더위



낯선 사람 지나가면

사납게 짖어대는 삽살개

그늘 아래 누워서 긴 혀를 내밀고

여러 사람 지나가도

아무것도 귀찮은지 본 체도 아니하고



해가 뜨면

울타리에 모여 앉아 재잘대는 참새

오뉴월 염천에 날개깃도 접어놓고

조용히 입 다물고

풍족한 가을 오기만 기다린다



초록숲은 더 푸르름을 자랑하고

새들의 고은 노래 들리지 않고

제철 만난 시끄러운 매미소리만

넘쳐 흐르네



사람도 짐승도 가만히 엎드려 있는

삼복 더위

참고 견디는 긴 여름날

오곡백과 무르 익는 가을을 기다린다



/최상태·진주시 상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