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스테이지 라이브' 디렉터 김재희

“문화·예술은 나에게 제일 즐거운 놀이”

2016-07-24     박현영


인디신에 있는 유명 아티스트들을 진주로 초대해 원테이크 뮤직비디오를 촬영·공유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오프스테이지 라이브’가 최근 국내외 많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삼성과의 협업을 비롯해 참여 작가와 뮤지션들의 행보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오프스테이지 라이브’는 현재 구독자 9만 2629명으로 이런 인기에 힘입어 곧 1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페이스북 페이지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진주지역에서 영상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김재희(41)씨의 안목이 한몫했다.

오프스테이지 라이브의 첫 시작은 지극히 사적인 데서 출발했다고 한다. 김씨는 “어릴적 친구들과 밴드 공연을 하며 영상을 찍어 웹에 올리던 일련의 활동들에 이름을 붙여 2010년부터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영상을 올린 것이다. 초기에는 혼자 하던 일들이 꾸준히 하다 보니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함께하게 됐는데 올해부터는 촬영, 사운드를 담당하는 친구들과 함께하게 됐다”라며 인터뷰에 동석한 김기종 사진작가의 어깨를 툭툭치며 김 작가를 소개했다.

“현재 촬영 담당은 이 친구가 한다. 이 친구 외에도 노상태 사진작가와 강준영 사운드 엔지니어가 함께하고 있다”며 이들을 포함해 총 20명의 창작자들과 함께 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은 당장 해야 하는 일도 지시도 없다. 그래서 자율적이다”며 “하지만 책임감이 있어야 우리가 하는 일을 유지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함께하는 이들은 본인의 재능을 바탕으로 각자의 자리(본업)에서 오프스테이지 라이브에 참여 중이다. 이들의 운영방식은 외국의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가져와 ‘협업’과 ‘나눔’을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오픈소스 커뮤니티란 새로운 창작자가 끊임없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쉽게 말해 본인의 재능을 오프스테이지 라이브를 통해 공유하고 업그레이드 해나간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쉽지 않지만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검증된 운영 방식을 참고해 적용 중인데 생각보다 잘 운영 되고 있다”며 “이 일을 통해 얻는 각자의 명성은 각자의 수익과 연관되고 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오프스테이지 라이브는 매달 뮤지션들을 선정해 그들의 미세한 떨림과 현장 상황을 그대로 담아낸 원테이크 방식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다. 김씨는 “우리가 가수를 선정할 때는 지역가수 위주의 아는 사람들로 섭외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기가 많아지면서 출연하고 싶어 하는 가수들이 줄 서있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아이처럼 신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실제로 오프스테이지 라이브는 권나무 등의 경남 출신 뮤지션들을 전국으로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또 이들은 주로 진주를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찍는다. 그는 “단순히 제가 진주에 거주하고 있어서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사실 촬영방식이 원테이크 방식이다 보니 먼 곳보다 익숙하고 편한 곳을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김재희씨가 처음부터 영상 관련 일을 해 오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20대 초반에는 IT 사업을, 그러다 불현듯 은퇴 후 30대 초반에 드라마페스티벌 일을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영상과 관련된 일을 시작한 것은 2011년 경남미디어영상위원회를 하면서부터라고 했다. 이후 지역 내 영상포럼을 열어 영상에 관한 정보를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또 비슷한 해에 디스커버 진주, 휴먼스오브 진주(HOJ), 오프스테이지 라이브 페이지를 페이스북에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다.

끝으로 그는 자신의 작은 아이디어로 모든 이들이 즐거워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문화예술은 나에게 제일 즐거운 놀이다”며 “내가 기획한 일들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나 또한 설레고 즐겁다. 앞으로도 이 즐거운 일을 꾸준히 해나가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계획이 있지만 먼저 다가오는 9월 일본 인디신 행사에 초청을 받았다. 참여 가능한 스태프·뮤지션들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앞으로 오프스테이지 라이브의 행보에 주목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현영 미디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