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찜통더위 얼음공장 ‘행복한 비명’

2016-07-28     정희성
“여름은 얼음 만들기 무섭게 동이 난다. 요즘 같이 폭염이 계속되는 날에는 더 그렇다. 작업장 온도가 영상 4도 정도 된다. 가만히 있으면 쌀쌀하다. 하지만 정신 없이 일하다 보면 옷이 금방 땀에 젖는다.”

며칠 째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많은 사람들이 지쳐 넋을 놓고 있을 때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곳이 있다.

28일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간 산청의 한 얼음공장. 다양한 크기의 얼음들이 쉴 새 없이 만들어졌다. 이 공장은 여름만 되면 세상에서 제일 바쁜 곳으로 변신한다.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해 같은 여름이야말로 연중 최대의 대목이기 때문이다.

평소, 하루에 40t의 얼음을 만들지만 여름이 되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70t의 얼음을 생산한다. 일 년 매출의 60% 이상을 6~8월, 석 달 만에 올린다.

며칠 째 계속되는 무더위에 바깥은 불가마속 같지만 얼음 공장 작업장의 온도계는 영상 4도, 얼음 창고는 영하 2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한 여름에도 긴팔 옷을 입고 일한다. 하지만 쏟아지는 물량에 옷은 금방 땀에 젖는다.

얼음공장 관계자는 “자동화가 많이 됐지만 그래도 여름이 되면 일손이 부족하다. 요즘은 방학을 맞은 대학생과 일용직 등 40여 명을 추가로 고용해 일을 하고 있다”며 “마트나 편의점 등에 납품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제빙기가 많이 보급돼 예전만큼 큰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지금처럼 폭염으로 주문이 밀릴 때면 힘든 줄 모르고 일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다른 지역의 얼음공장도 바쁘기는 마찬가지.

135kg짜리 직사각형 대형 얼음을 만드는 사천의 한 얼음공장도 요즘은 평소보다 4배 정도 많은 200개의 대형 얼음을 생산한다. 이 곳 얼음은 인근 수산시장 등으로 배달된다. 진주 등 서부경남에 얼음을 공급하고 있는 거창의 한 얼음공장 관계자는 “지금이 가장 수요가 많은 시기다”며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정희성기자 raggi@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