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의 말숲산책] '드라이크리닝', 때 빠질까?

2016-09-19     허훈
어문규범은 언어생활에서 따르고 지켜야 할 공식적인 기준을 말한다. 이에는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 있다. 이 가운데 유독 등한시하는 게 있다면 ‘외래어 표기법’이다. 외래어를 한글로 적을 때 소홀히 취급하는 바람에 심심찮게 틀리곤 한다. 영어 철자 하나하나에는 신경을 곤두세우면서도 말이다.

외래어 중에서도 잘못 적기 십상인 낱말이 ‘드라이클리닝(dry cleaning)’이다. 흔히 세탁소 간판이나 유리창에 ‘드라이크리닝’이라 쓴 표기를 쉽게 볼 수 있다. 물 대신 유기 용제로 때를 빼는 세탁 방법으로 물세탁을 할 수 없는 모직물, 실크 따위의 세탁에 쓰는데, 이는 ‘드라이크리닝’이 아니라 ‘드라이클리닝’으로 표기해야 맞다, 왜 ‘드라이클리닝’으로 적어야 할까.

‘dry cleaning’은 [drai kliːniŋ]으로 발음한다. 이때 ‘cleaning’은 낱말 안의〔l〕이 모음 앞에 올 때 ‘ㄹㄹ’로 적는다는 영어의 외래어 표기 세칙에 따라 ‘클리닝’으로 표기한다. 이 같은 예로는 포클레인, 플라자, 살롱 등이 있다. 이를 포크레인, 프라자, 싸롱 등으로 잘못 적기 쉽다. Poclain, plaza, salon은 〔l〕이 모음 앞에 위치하므로 포클레인, 플라자, 살롱과 같이 ‘ㄹㄹ’로 표기한다. 즉 영어 〔l〕자는 한글로 ‘ㄹㄹ’로 적는다는 걸 염두에 두면 된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