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게임 욕설이 당연시된 세샹, 누구의 잘못일까
이진우 (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2016-09-27     대학생칼럼
근래 인기 있는 게임 중엔 팀원 간의 소통이 중요한 종류가 많다. 협동이나 각자의 역할 충실, 그리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 등이 고루 갖춰져 있어야 승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간의 사인이 맞지 않아 비효율적인 전투를 할 수도 있고, 팀원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반대로 나 자신이 팀에 민폐가 될 정도로 못해 게임에 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열 중 여덟아홉은 소위 말하는 ‘부모님 안부’가 날아온다.

어느 순간부터 팀플레이 중심의 게임을 할 때 현실에서는 도저히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할 욕들을 당연하게 목도하고 있다. 게임에 이기려면 실력보단 그런 욕을 듣고도 아무렇지도 않을 정신력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문제는 이를 어린 친구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실제 세상에서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PC방에 앉아 있으면 높고 큰 소리로 욕을 내뱉는 초등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보인다. 욕설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없기 때문일까, 지나치게 경쟁을 강조하는 게임 때문일까.

필자는 친구들과 PC방에 종종 가는 편인데, 좀 이른 시간에는 어린 학생들이 줄지어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그들과 같이 앉아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PC방이 떠나갈 정도의 카랑카랑한 외침소리가 들렸다. 욕설이다. 5학년쯤 돼 보이는 초등학생 아이들은 아무런 부끄럼 없이 마치 욕이 당연한 듯 온 동네가 떠나가라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어린 녀석이 입에 걸레를 물었나, 눈살을 찌푸리며 게임 채팅창을 봤다. 세 사람이 부모님 안부를 물으며 다투고 있었다. 진흙탕 싸움인지 서로 신상까지 공개하면서 열변을 토했다. 한 명은 대학생, 한 명은 27살, 다른 한 명은 대학생의 친구인 듯 보였다. 클 만큼 큰 세 사람은 참으로 유치하게 입에, 아니 손에 게거품을 달고 상대방을 조롱했다.

계속해서 올라오는 채팅창을 무시하고 게임을 하고 있자니 옆에서 다시 초등학생의 욕지거리가 들려 왔다. 사실 욕설을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건 항상 그들의 본보기가 되는 다른 누군가 때문이 아닐까. 모니터 앞에서 캐릭터가 부활하길 기다리며 투덜거리는 내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이진우 (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