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의 말숲산책] 머지않아 밀어붙일 태세

2016-09-19     허훈
제목에서 ‘머지않아’와 ‘밀어붙일’은 잘못 적기 쉬운 낱말이다. 그래서 이 두 단어는 유의해서 써야 한다. 그렇다면 ‘머지않아’와 ‘멀지않아’, ‘밀어붙일’과 ‘밀어부칠’ 중 바른 표현은 어느 것일까. ‘머지않아’와 ‘밀어붙일’이다.

‘머지않다’는 시간적인 개념을 나타내고, ‘멀지 않다’는 공간적인 개념을 나타낸다. 여기서 ‘멀지∨않다’는 한 단어가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한다. “봄이 머지않았다/머지않아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의 문장에서 시간적으로 멀지 않음을 나타내므로 ‘머지않아’로 표현해야 맞다. 이와는 달리 “집에서 학교까지는 멀지 않다.”처럼 공간적 개념에서는 ‘멀지 않다’를 써야 한다. 시간적이면 ‘머지않다’, 공간적이면 ‘멀지 않다’로 알아두면 된다.

‘밀어붙이다’는 ‘밀다’(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반대쪽에서 힘을 가하다)와 ‘붙이다’(‘맞닿아 떨어지지 아니하다’란 뜻을 가진 ‘붙다’의 사동사)가 결합한 말로 ‘한쪽으로 세게 밀다’, ‘여유를 주지 아니하고 계속 몰아붙이다’를 의미한다. “상대를 이기려면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는 구석에 밀어붙이고 공격해야 한다.”와 같이 쓴다. ‘밀다+붙이다’의 결합 말인 ‘밀어붙이다’로 기억해 둔다면 ‘밀어부치다’가 잘못된 표기임을 대번에 알아챌 수 있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