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지진, 절대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
이유준 (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2016-10-04     이유준
지난달 12일 20시 32분경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km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유례없는 강력한 지진에 국민들은 당황했다. 5~5.9의 지진은 좁은 면적에 걸쳐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에 심한 손상을 줄 수 있는 규모다. 한반도 지진 관측 사상 역대 최고 규모의 지진이었다.

순식간에 모든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는 ‘지진’이라는 단어가 1위로 등극했다. 또한 이동통신사는 잠시 먹통이 돼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후 언론은 순식간에 떠들었다. 국민안전처의 늑장 대응부터 건축물 내진설계 비율까지 수많은 질책성 기사가 올라왔다.

다음 날에는 직장인, 대학생, 너나 할 것 없이 지진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대학생의 수업시간은 매시간 ‘지진’이 화젯거리였고, 각종 과제에서는 지진이 빠지지 않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에서는 지진 전조현상 유언비어와 괴담이 생겨났다. 마트에서는 라면과 생수 등 각종 생필품을 앞다퉈 구입하는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안전지대라 여겨왔던 대한민국에 그야말로 충격적인 재난이었다.

한 달이 흐른 지금 국민은 알고 있다. 더 이상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달 12일 이후 현재까지 여진은 총 455회 발생했다. 수치로 증명됐다. 수많은 여진으로 인해 지반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2차 피해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에 내진설계가 돼 있는 건물은 일본보다 적다. 붕괴를 막기 위해선 건물 구조를 반드시 강화해야한다.

한국판 기상청 지진대응 매뉴얼은 부실하다. 고작 우리가 알고 있는 몇 가지 방법도 일본식 매뉴얼이다. 한국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 대응체계의 신속한 개편이 필요해 보인다.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연현상에 따른 재앙은 불가항력이다. 다만 철저한 준비와 대비는 대재앙을 막아준다.

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일 20시 53분에는 규모 3.0의 지진이 또 일어났다. 예전만큼 관심이 적다.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국민들은 조금씩 무감각해지고 있다. 지진 절대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 철저한 준비와 대비로 피해를 줄여야 할 것이다. 어쩌면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메시지’일지도 모른다.
 
이유준 (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