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농단

김응삼 (서울취재부 부국장)

2016-11-03     김응삼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되면서 국정 농단으로 국정이 마비된지 1주일이 넘었다. 여야 정치권은 정쟁의 논리만 앞세워 수습책을 내놓지 못했고, 내각과 청와대는 무기력한 모습이다. 동서고금을 살펴보면 한 사람이 국정을 농단한 경우가 적지 않다. 중국 진나라 때 진시황의 뒤를 이은 2세 황제 호해를 에워싸고 권세를 누렸던 환관 조고(趙高), 후한 말기 전권을 차지하고 온갖 탐욕을 부렸던 동탁(董卓) 등등.

▶하지만 중국 역사상 가장 부패 규모가 컸던 인물은 청나라 말기 화신(1750~1799)이다. 그는 전쟁에 나가는 장수에게도 돈을 받고 임명장을 수여하는 등 9억 냥을 부정축재했다. 그는 끝내 건륭제의 아들인 가경제에게 체포돼 자결했다.

▶‘국정 농단’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최순실 씨는 검찰조사에서 ‘모르쇠’가 아니라 사실을 털어놓아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공황상태에 빠진 국민에게 최소한 속죄하는 길이다. 지금 국민은 끊임없는 의혹 제기에 근거 없는 루머까지 난무해 하루하루가 힘들고 혼란스럽다.

▶국민들은 ‘최순실 게이트’의 엄정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연루됐다면 진상 규명을 위해 대통령도 수사받기를 자처해야 한다는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파동에 책임이 있는 박 대통령도 숨김없이 진실을 밝히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김응삼 (서울취재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