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안테나

2016-11-03     경남일보
 

 

안테나


이런 위성 안테나를

가슴에 달고 싶다.

가을빛, 가을 냄새를

온종일 받고 싶다.

-김영빈



저 안테나가 쑥부쟁이인지 벌개미취인지, 아니면 해국인지 구분할 시간도 없이 겨울이 와 있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으로 몸을 움츠린 사람들 사이, 지금 한국은 청와대 비선 실세 ‘최순실 게이트’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의 설립에 관여해 사유화한 의혹, 딸 정유라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문 사건의 전말을 놓고 베일을 제대로 벗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한민국이 부끄러워지고 있다. 여기에 문단계의 성추행 문제도 합세를 했으니 그저 눈도 귀도 닫아버리고 싶다만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닐까. 자세히 들춰보니 저건 벌개미취 안테나구나. 한 점 부끄럼 없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