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쌀 과잉 생산 원인·해법 못 푸는 무능한 농정

2016-11-07     경남일보
쌀농사가 풍년이 들면 농민들은 시름이 더 깊어진다. 쌀에 집중하는 현 정책으론 농업의 미래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가 쌀에 예산을 몰아주는 것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쌀이 남아도는 것은 풍작도 있지만 지난 1985년 132.4㎏에 달하던 1인당 쌀 소비량이 지난해 62.9㎏으로 반토막 난데서 보듯 사람들의 식생활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생산량은 감소했지만 대체 먹거리가 넘치면서 쌀이 더 남아돌고 있다.

경남도가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쌀소비 촉진에 나서고 농가소득을 보전하고 쌀 수급도 안정화하고자 다양한 대책도 마련한다 해도 근본대책엔 미흡하다. 쌀 가공품 및 특색음식 전시·시식회를 열어 쌀산업 인식제고와 쌀소비 확대 촉진, 쌀의 다양성과 우수성 등을 홍보한다지만 남아도는 쌀을 처리하기엔 역부족이다. 쌀 소비량 감소, 재고량 증가 등 어려운 현실에서 공공비축미곡 매입으로 쌀시장 안정에 지속적 노력도 예산과 보관을 고려하면 턱없다.

현 정책인 쌀값이 떨어지면 차액을 메워 주는 변동직불제는 일본도 포기했다. 정부는 여전히 쌀에 막대한 세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대체곡물 생산을 유도하는 데는 손을 놓고 있다. 인위적으로 쌀가격을 정부가 떠받치는 것에는 한계가 왔다. 정부가 절대농지를 점차 줄여 쌀 생산량 감축을 유도하기로 한 것은 만시지탄이다. 쌀값 폭락으로 농업이 죽고 농가가 피폐해지는 눈앞의 현실을 방관할 일이 아니다.

쌀은 남아돌지만 국내 식량 자급률은 밀 1.2%, 옥수수 4.1%, 콩 32.1% 등으로 식량안보론을 걱정할 만한 위기에 처해 있다. 벼 대신 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생산조정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수년 전부터 수급 불균형으로 재고쌀이 넘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쌀 과잉생산도 원인·해법을 알면서 못 푸는 것에 무능한 농정이란 비난도 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