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에 깨우친 한글, 서러움 풀었네”

남해읍 선소마을 어르신 15명, 한글교실 작품 전시회

2016-11-08     차정호 기자


“어릴적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 못다닌 서러움 풀게 돼 너무 감회가 새롭습니다.”

남해읍 선소마을의 한글교실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그동안 배운 열정을 쏟은 작품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선소마을 경로당에 전시됐다.

선소마을 한글교실은 배움의 기회를 놓친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올 3월 개강해 오는 연말까지 운영되고 있다.

참여 어르신들은 15명으로 대부분 70세 이상의 고령이다. 지난 10월 말 개최된 한글백일장 대회에서 예쁜글쓰기 부문 장려상 1명(정처달 씨), 자유글쓰기 부문 특별상 2명(차옥순·김영순 씨)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차옥순 씨는 89세로 대회의 최고령자였다.

이번 전시회는 선소마을 한글교실 소감문을 비롯한 어르신들이 그간 작성한 글쓰기 작품이 전시됐으며, 각 어르신들의 얼굴을 표현한 재미있는 그림 작품도 함께 전시됐다.

한 할머니는 “어릴 때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한 서러움을 안고 있었는데 이번 한글교실에 참여하며 한글을 깨우치게 돼 너무 기쁘다”며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고 놀림도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밀가루와 튀김가루를 구분하게 됐다”고 소녀 같은 미소를 지으셨다.

한글교실 강미영 강사는 “할머니들이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배우시는 모습을 보며 기쁘고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원 남해읍장은 “한글을 배우기를 원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한글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인다’는 말처럼 어르신들이 배우지 못해 겪었던 서러움을 위로해 드리고 그동안의 삶의 지혜를 한글로 풀어 작성해 앞으로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수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고 함께 성장하는 한글교실로 더욱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