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문 진주평거 119안전센터장의 색소폰

요양원 등 주말 색소폰 연주 재능 봉사

2016-11-08     정희성


지난 4일 오후, 진주시 평거동 한 아파트 단지에 색소폰 연주가 울려 퍼졌다. 주위를 지나가던 주민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고 어느새 색소폰 연주에 푹 빠져 들었다.

색소폰 연주의 주인공은 강대문 진주소방서 평거 119안전센터장(57·사진·소방경). 그는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등 소방안전교육이 열리는 날이면 색소폰을 들고 현장을 찾는다. 8일 소방의 날을 앞두고 만난 강 센터장은 “아파트에서 소방교육을 하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하다. 그래서 교육, 훈련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없애고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올해부터 연주를 시작했다”며 “교육전 1시간 정도 연주를 하는데 인기가 좋다. 연주가 끝나면 분위기가 ‘업’ 돼서 교육도 한층 흥미롭게 진행된다”며 웃음 지었다. 강 센터장은 5년 전부터 색소폰을 불기 시작했는데 지난해에는 내친김에 공무원 9명으로 구성된 ‘진주그랜드 색소폰 재능봉사단’을 설립해 주말마다 단원들과 함께 요양원, 노인병원 등을 찾아 연주를 하고 있다. 정년을 몇 년 앞두고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 배운 색소폰이 어느새 봉사활동의 매개체가 됐다.

어릴 적 불장난을 좋아했다는 강 센터장은 1985년 마산소방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31년차를 맞은 베테랑이 되었다. 그는 “군 제대 후 소방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사명감, 국민신뢰도 1위 직업이라는 자부심에 오늘도 모든 소방관들이 치열하게 화마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에게 당부의 말과 한 가지 바람도 전했다. 강 센터장은 “9일이 소방의 날이다. 소방은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국가 공공재이다. 누구든지 119를 이용할 수 있지만 그 재원은 한정돼 있다. 사소한 민원 때문에 정말 위급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또 소방차량이 출동할 때 운전자의 양보가 생명을 살릴 수도 있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선진국에서 후진국 사고가 자주 발생해 안타깝다. 재난 발생에 대한 대처는 단순해야 한다. 지금은 지휘체계가 복잡해졌다. 소방청의 독립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정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