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러브 홀릭

2016-11-16     경남일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러브 홀릭

지능지수 0.3

사랑에 빠진 사람은가끔 물고기 IQ가 된다

스스로 들어갔다가

통발 속의 출구를 찾지 못한다



-조영래(시인)



기억을 반추해 보면 대부분 사람들의 사랑은 과도한 열정 때문에 ‘아름다움보다 더 빨리, 따라서 자연보다 더 빨리’(니클라스 루만)끝나는 경우가 많다. 타인에게 맹목적으로 빠져 오직 탐닉에 중독됨으로써 자신을 잃어버리기까지 하는 그런 사랑 말이다. 시인을 통해 일자자망어법(一字滋網漁法)의 영상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장애물이 있음을 알면서도 목적을 위해 직진하다가 결국 통발에 걸려버리는 물고기의 0.3 IQ.

반면 오직 ‘사랑의 수고’에 중독되어 물고기가 된 사람들이 있다. 찾아오는 이 없어 발길 뜸한 요양병원에서 문 쪽에 시선을 매달고 있는 사람들. 눈과 입만 뻐끔거리고 있는 우리들의 어머니. 떨어진 낙엽처럼 자꾸만 몸피가 줄고 있어 이 가을이 아픈…./ 천융희·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