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바위와 소원

박준언기자

2016-11-22     박준언
며칠 전 쉬는 날을 맞아 문득 대구 팔공산 갓바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집 찾기를 즐겨하는 기자에게 팔공산은 한 번은 다녀와야 할 마음속 숙제 같은 곳이었다.

지난 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팔공산은 최고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경북 영천시 신녕면과 군위군 부계면 및 대구광역시 동구에 걸쳐 있는 명산이다. ‘팔공산’이란 명칭은 고려 태조 왕건이 서라벌을 침략한 백제 견훤을 정벌하려다 오히려 공산(公山) 동수(桐藪)에서 포위를 당하자 신숭겸(申崇謙)·김락(金樂) 등 여덟 명의 장수가 목숨을 던져 왕건을 구했다고 해 팔공산(八公山)이라 전한다.

굳이 이런 역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간절히 소원을 빌면 하나의 소원을 들어 준다는 ‘갓바위’ 부처님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기자가 찾았을 때도 전국 곳곳에서 모인 사람들이 나름의 소원을 빌고 있었다. 특히 입시철을 맞아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은 보는 이마저 숙연하게 할 만큼 자식을 위한 기도에 매진 중이었다.

누구나 소원이 있으면 첫 번째로 찾게 되는 것이 신(神)이다. 믿는 종교는 사람마다 다르고 그에 따라 기도 장소도 다양하다. 그러나 공통된 한 가지는 기도자의 ‘간절함’이다. 절실하게 이루고 싶고 정성을 다하는 마음이 간절함이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다. 갓바위에 새겨진 문구가 가슴에 와 닿는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정성을 다해 기도하면 소원이 꼭 이루어질 것이다.’

연말을 앞두고 어수선한 나라 사정이 빨리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누구나 가슴 깊이 담고 있는 소원들이 꼭 이루어지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