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11월11일 3면 '가을이 간다'

2016-11-22     김지원 기자

늦가을로 접어든 11월도 1주일 여 남겨두었다. 1967년 그 때 그 시절의 11월 경남일보의 어느 기자도 훌쩍 떠나는 가을이 아쉬웠나보다. 11월11일자 3면은 감상적인 사진으로 지면을 열었다. 

‘가을이 간다’ 라는 큰 제목을 단 사진기사는 ‘기온영도로 내려, 국향따라 입동 지나자’ 라는 부제목도 문장을 치환해 붙여놨다. 스산한 나뭇가지가 쓸쓸해보이는 4단크기의 사진이 지면 맨 위를 장식하고 있다. 
“국향따라 자꾸만 가을이 지나간다 벌써 입동이 지나가고 겨울은 총총걸음으로 다가섰다.나무 가지는 이제 단풍잎을 버리고 앙상하게 마지막 가을을 장식한다. 추수도 거의 끝나고 겨우살이 준비로 바빠지게 됐다. 김장 연탄 등 월종차비는 숨가쁜 고비를 넘겨야겠다. 중앙관상대에 의하면 앞으로 일주일간 0도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고! 진주기온은 4~5도℃를 가르키고 있다.‘ 라는 내용의 시적인 기사문은 마지막 문장이 운치있다. ”가을이, 가을이 간다“

옆에 실린 톱기사는 사는 이야기로 치열하다. 김장채소가 대풍작으로 출하량이 늘었더니 시세가 떨어진다는 기사다. 예나 지금이나 농사가 잘되어도 못되어도 걱정이 태산이다. 채소농가에 우환이 기습했다고 그 시절 기사는 전하고 있다. 400평에 배추밭이 겨우 3~5만원 수입을 낸다는 내용이다. 공공요금은 오르는데 채소값는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농민들의 하소연이 고스란히 실렸다. 기사에 달린 사진 속에는 밀집모자를 쓴 농부의 모습이 쓸쓸히 실렸다.

김지원 미디어기자 gnnews@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