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주류 연쇄탈당, 잠룡 행보가 변수

남경필 김용태 탈당 선언…후폭풍 주목

2016-11-22     김응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22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비주류의 연쇄 탈당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남 지사가 탈당 후 신당을 만들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더는 못 참겠다”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남 지사와 김 의원의 탈당은 ‘최순실 사태’ 이후 처음이다.

남 지사는 이날 탈당 선언문에서 “정당이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순간, 그 정당의 존재 이유는 사라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의 사당(私黨)으로 전락했다는 이 같은 인식에 공감하는 비주류 의원은 적지 않다.

이들을 다 합칠 경우 교섭단체 구성요건(20명)을 넘긴다는 계산도 나온다.

그러나 막상 탈당을 결행하는 데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뚜렷한 구심점이 없으면 ‘정치적 미아’가 되기에 십상이다.

결국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탈당 국면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들은 당내에서 일정 규모의 세력을 형성하고 있어 탈당의 폭발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일각에선 김 전 대표가 조만간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김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건 지금 얘기하지 않겠다”고 언급을 삼갔다.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일단 당에 남아서 당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잔류 의사를 밝혔다.

이들 두 대선 주자가 보일 행보의 중요성은 최근 친박계 지도부가 이들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감지된다.

친박계는 김 전 대표를 향해 “당을 나가라”고 등을 떠밀면서도 유 의원에 대해선 이렇다 할 공세를 펴지 않고 있다.

일종의 ‘분리 대응’인 셈이다. 김 전 대표를 때리고 유 의원을 끌어안아 탈당의 폭발력을 최소화하고 비주류 분열을 노리겠다는 친박계의 포석으로 읽을 수 있다.

결국 연쇄 탈당이 당장 봇물 터지듯 이어지기보다는 주류와 비주류가 상대방을 비난하며 “네가 나가라”고 지루한 공방만 벌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외부 변수’가 추가 탈당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야권에서 초읽기에 들어간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가 대표적이다.

범 야권은 171명이다. 탄핵안 발의 요건(재적 의원 과반)은 채울 수 있지만, 의결 요건(재적 의원 3분의 2)에는 못 미쳐 새누리당의 찬성 29표가 절실하다.

김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현재까지 나온 내용을 놓고 볼 때는 박 대통령은 탄핵받는 것이 마땅하다”며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탄핵안이 발의되면 찬반을 놓고 새누리당 주류와 비주류의 의견 대립이 한층 격해지고, 탈당을 넘어 분당(分黨) 수순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