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의 말숲산책] 과반수≠반수 이상

2016-11-15     허훈
“그 안건은 참석자의 과반수가 넘는 찬성으로 가결됐다.” 앞의 문장은 올바를까. ‘과반수가 넘다’라는 표현은 의미가 중복됐다. 따라서 ‘그 안건은 참석자의 과반수가 찬성해 가결됐다, 참석자의 과반수가 그 안건에 찬성했다’와 같이 표현해야 깔끔하다. 다음 문장을 보자. “40점 미만으로 평가한 심사위원의 수가 과반수일 때….” 이때 총 6명이 심사위원이라면 40점 미만으로 평가한 수가 3명일 때 과반수에 포함되는 것일까.

‘과반수(過半數)’의 사전적인 의미는 ‘절반이 넘는 수’이고, ‘반수(半數)’는 ‘전체의 절반이 되는 수’를 말한다. 따라서 6의 절반은 3이고(반수), 절반이 넘는 수(과반수)라면 4 이상의 수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처럼 ‘과반수’는 ‘절반이 넘는 수’를 뜻하므로 ‘절반’은 포함되지 않는다. 즉 3명은 과반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반수’와 ‘반수 이상’은 같은 의미일까. ‘과반수’는 ‘절반’을 포함하는 ‘반수 이상’보다 절반을 포함하지 않는 ‘반수 초과’의 뜻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 “그 안건에 대해 학생의 반수 이상이 찬성했다/그 안건에 대해 학생의 과반수가 찬성했다.”에서 ‘반수 이상’은 절반을 포함하고, ‘과반수’는 절반이 포함되지 않는다. ‘과반수’는 절반을 넘는 수이지, 절반을 포함하지 않는다. 과반수 용례는 다음과 같다. “과반수가 넘다/과반수를 획득하다/과반수에 못 미치다/그 모임은 구성원의 과반수가 미혼 여성이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