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나비효과’ 진주까지?

박철홍기자(취재1팀장)

2016-12-04     박철홍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진주시는 또 하나의 일로 떠들썩하다. 류재수 시의원이 집회에서 ‘진주시 행정, 전국 제일 개판… 진주시장 물러나야’는 발언을 하자 이를 전해 들은 이창희 진주시장이 며칠 후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류 의원에게 막말을 한 것이다.

이번 막말사태는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진주시 개판 행정’이라는 말에 진주시 공무원들이 들고 일어섰다. 실·국장 및 과장들, 시공무원노조까지 나서 류 의원에 항의하고, 사과가 없을 경우 행정사무감사 보이콧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반면 이 시장의 막말에 반발한 야권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잇달아 열어 이 시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진주시의회도 이 시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해외출장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공문을 보내 사실상 사과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실로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를 두고 ‘최순실 나비효과’가 진주시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류 의원이 최순실 국정농단 시국집회에 참석해 행한 발언이 발단이 됐기 때문이다. 류 의원의 당시 발언은 집행부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진주시장의 대응도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류 의원의 발언이 정 문제가 있다면 본회의장에서의 막말 형식이 아닌 시의회에 정식으로 윤리위 제소 등 징계를 요구했어야 했다.

정치에는 늘 갈등이 있기 마련이고,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류 의원은 지난 2일 성명서를 통해 개판행정 발언에 대한 유감의 뜻을 전하고 앞으로 표현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이 시장도 ‘양지바란다’가 아닌 시의회가 납득할 만한 대답을 내놓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