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일 깡그리 잊어버리자
이수기(논설고문)

2016-12-08     경남일보
망년회(忘年會)는 가는 한 해의 괴로움들을 잊자는 뜻으로 연말에 가지는 모임이다. 이런저런 덕담과 건배사가 오가는 흔한 풍경과 함께하는데 일명 송년회(送年會)라고도 부른다. 직장을 비롯, 단체들의 송년 모임은 해마다 반복되는 관례적 성격이 짙어 작은 친목단체에서부터 직장에 이르기까지 연말이면 어김없이 치러졌다. 예년 같으면 망년회 분위기로 거리가 북적거려야할 시기이지만 불경기에다 김영란법과 현 정권의 실세였던 측근들이 줄줄이 감옥행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식당 및 주점가가 아직은 한산하다.

▶망년회 양상도 변해가고 있다. 망년회가 흥청망청 파티에서 차츰 조용한 분위기로 연말 추억 만들기 등 뜻 있게 보내는 모임이 늘고 있다고 한다.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음주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계절이다. 한 잔, 두 잔 넘어가다보면 술에 자칫 이성을 잃는 사례도 있다. 망년회에서 마신 술 때문에 교통사고를 일으켜 목숨을 앗아가는 비극적인 사고도 있다. 망년회에서 경우에 따라 술을 강제로 권한다. 폭탄주도 돌린다. 그러다 보니 고주망태가 되기 십상이다. 그래도 자기 차를 운전하는 것은 사고를 내기 마련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회식자리를 긍정적인 의미의 송년회보다는 올 연말은 망년회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법하다. 올해의 나쁜 일을 연말을 기해 모두 깡그리 잊어버리자라는 말도 나온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