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백수

2016-12-04     경남일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백수



고삐처럼 넥타이로 목을 묶고서

소처럼 일하러 가야 될 곳이 없다.



-김왕노(시인)



언뜻 생각나는 인터넷 신조어가 있다면 헬조선(Hell朝鮮)이다. 헬(Hell:지옥)과 조선의 합성어로 ‘지옥이나 다를 바 없이 희망이 없는 한국’이라는 뜻이다. 아시다시피 청년실업뿐만 아니라 30·40대 같은 한창 일할 나이에 정리해고, 구조조정 등으로 하루아침에 백수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못에 걸린 둥근 넥타이가 예사롭지만은 않다. 물론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른 결과로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도 하지만 왜 이러한 단어를 즐겨 쓰게 되는지 정부도 함께 성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언제까지나 남 탓만 하다 보면 영원한 지옥이 될 수 있으니 정신 바짝 차리고 볼 일이다. 겨울이다. 옷깃을 여미고 삶의 현장으로 나가는 가족이 있다면 등 뒤로 따뜻한 격려 한마디 해보면 어떨까./ 천융희·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