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청문회

정만석(논설실장)

2016-12-15     정만석
꼭꼭 숨어있던 청와대 전 민정수석 우병우가 이번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겠다고 시사했다. 청문회 출석요구서가 송달된 지 한 달여 만에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는것을 깨달은 걸까. 제 발로 나온다고 하니 그동안의 과정을 속시원하게 털어놓았으면 한다. 하기야 지금의 상황에서 그가 털어놓는다고 그의 말을 믿을 국민은 몇이나 될까. 그래도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얘기해 줬으면 하는 게 국민들의 바람이다.

▶그가 누렸던 청와대 민정수석자리는 흔히 조선시대 대사간(大司諫)과 비유한다. 대사간은 국왕의 옳지 못한 처사나 잘못을 비판하고 민정(民情)을 살펴 국왕에게 전달하는 역할이다. 누구보다 청렴결백해야 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그는 이런 기본적인 소임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민정수석의 역할을 충실히 했더라면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거다. 자신은 아니라고 우기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지 않나. 수장이 탄핵에까지 이르렀으니…. 이런데도 ‘나는 잘못 없소’라고 버티면 정말 비겁하고 무책임한 것이 된다.

▶우병우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벌어졌던 국정농단에 대해 한점 의혹도 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주는것이 국민들에 대한 도리다. 만에 하나 또 다시 진실을 숨기려고 들거나 숨으려고 한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에 설 자리는 없다. 그의 진실한 고백을 기대해 본다.

정만석(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