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친박·비박 분당으로 치닫나

비박계 ‘유승민 비대위원장’ 최후통첩…“거부되면 分黨”

2016-12-19     김응삼
새누리당의 분당 사태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는 19일 유승민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지 않으면 분당도 불사하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당의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는 ‘유승민 카드’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에 따라 유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안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이며, 이제 비박계 의원들은 집단 탈당 여부를 결단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비박 “분당도 불사하겠다”=비박계 의원들은 당 비대위원장에 유승민 의원을 추천하고 당 운영의 전권을 줘야 한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

김무성 등 비상시국위원회에 참여했던 비박계 의원들은 이날 오전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잇따라 모여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며, 친박(친박근혜)계가 이를 거부할 경우 ‘분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김 의원을 비롯, 비박계 의원 15명이 모였고, 오후에도 6선의 김 의원을 비롯해 정병국(5선), 이군현·주호영(4선), 강석호·권성동·김학용(3선) 등 중진급 의원들이 다시 모인 만큼 사실상 유 의원 추천이 비박계에서 공감대를 이룬 셈이다.

이들은 유 의원을 ‘전권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하겠다는 의사를 대표 권한대행인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전화통화가 안 돼 문자메시지로 통보했다고 정병국 의원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정 의원과 이 의원 등은 오후 모임에 앞서 유 의원과 만나 비대위원장 추천 관련 의견을 나눴으며, 이 자리에선 친박계가 유 의원 카드를 거부할 경우 집단 탈당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그러나 기자들과 만나 “(정 원내대표의) 공식적인 답변을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언제까지 기다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한 건 없지만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다”고 했다.

◇친박 ‘당내 분란의 씨앗’=그러나 친박계는 유 의원을 ‘당내 분란의 씨앗’으로 지목하고 비대위원장으로 절대 추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친박계는 비박계 의원 일부가 탈당해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한편, 탈당 의원 숫자 역시 ‘분당’으로 부를 수준이 못 될 것으로 확신했다.

또 친박계 일각에서는 유 의원의 탈당을 바라는 듯한 기류까지 감지됐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이날 “유 의원은 당 분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므로 비대위원장 자격이 없다”면서 “제일 빨리 당을 나가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유 의원이 정말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광야로 나가서 뜻을 펼쳐야지 언제까지 새누리당의 울타리에 있을 것이냐”면서 “결국 새누리당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들어오지 못하게 버티고 있는 것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주류 핵심 의원도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된다면 당의 화합을 위해 잘하겠다’고 해야 하는데 ‘전권을 안 주면 안 한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렇게 주장하면 주류측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