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임명진기자

2016-11-30     임명진
얼마 전 지인을 만났다. 화두는 자연스레 최순실 사태로 옮겨 갔다. 그 지인은 자신의 회사에도 ‘최순실’ 같은 사람이 있다고 했다. 높은 사람의 ‘빽’을 믿고 자기가 실세인 양 거들먹거리며 체계를 무너뜨리는 행사를 하는 꼴사나운 사람이 꼭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왜 최순실 사태에 분노하고 있는 것일까. 국가의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사적으로 친한 인사를 국가의 통치영역 속에 끌어들여 국정을 농단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녀와 측근들이 저지른 비위는 끝이 없다. 국가의 정책을 제멋대로 바꾸고, 기업, 체육계 등 곳곳에 검은 손길을 뻗쳤다. 촛불 행렬이 서울 도심을 가득 메우고 주말마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성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번 최순실 사태는 어딘가 많이 보던 모습과 닮아 있다. 우리 주변에는 능력보다는 사적으로 조직이나 회사, 단체를 이끌다가 인사, 경영 등에서 탈이 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최순실 사태의 본질은 정상적인 시스템을 망가뜨려 발생하는 폐단에 있다. 그래서 구성원 간에 파벌과 비위가 자행되고 갈등을 유발시켜 능력 있는 직원들이 결국 조직을 떠나게 만든다.

남아 있는 구성원도 그런 조직문화에 염증을 느끼게 만드니 제대로 조직이 돌아갈 리가 만무하다. 그렇기에 대한민국 통치권력에서 버젓이 자행됐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크게 느꼈는지도 모른다. 이번 일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남겼지만 큰 교훈도 남기고 있다. 냉철하게 우리 주변을 되돌아보자. 최순실은 우리 가까운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