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처럼 홰치고 일어서자
이수기(논설고문)

2016-12-26     경남일보
4일 후면 다사다난한 병신년(丙申年)은 지나가고 닭의 해라는 희망찬 정유년(丁酉年)을 맞는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바람 잘 날이 없이 누구에게나 유난히 힘든 한 해였다. 최순실 게이트를 비롯,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고, 사건사고도 어느 해보다 많이 터졌다. 참으로 고달프고 시름과 걱정, 괴로움도 많았던 해였다.

▶기원전 17세기경부터 들닭을 잡아 가축으로 기르면서 개량한 것이 오늘날의 닭이다. 닭은 새벽에 일정한 때를 맞춰 신기하게 울어서 시간을 알려 준다. 닭울음의 계성(鷄聲)을 길조의 상징으로 삼는다. 닭은 좋은 징조를 알리거나 악한 것을 퇴치하는 신비스러운 능력을 지니고 있다 전해진다.

▶닭은 많은 알을 품어 병아리를 깐다. 따라서 닭은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새벽에 힘차게 홰치며 우렁차게 우는 닭의 울음소리는 어둠을 가르며 새벽을 연다. 우리 신화에서도 닭소리는 암흑의 혼돈에서 개벽을 연다.

▶닭은 5덕을 갖춘 동물로 머리의 벼슬 모양은 문(文), 발로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은 무(武), 적을 향해 돌진하는 용기는 용(勇), 음식을 보고 동료를 부르는 모습은 인(仁), 때를 맞춰 새벽을 알림은 신(信)이라 했다. 병신년에 괴로움과 어려움을 정유년엔 닭처럼 홰치고 힘차게 일어서길 소망해 본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