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길

2016-12-28     경남일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길

길을 막고 있는 동안

누군가는 속이 타겠다.

-황보정순(소설가)



붉은 원숭이 해인 병신년(丙申年)을 며칠 남겨둔 채 뒤돌아보면, 나라 안팎으로 유난히 주요 이슈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과 전무후무한 최순실 게이트로 말미암아 대통령 탄핵을 두고 불 밝힌 촛불집회, 북한의 핵 위협과 사드 배치에 대한 마찰 등등. 통틀어 꽉 막힌 체증에 국민의 속이 시커멓게 타고 있음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

서기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다가온다. 캄캄한 이 어둠이 걷히고 모든 상황이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 앞에서 각자 혹, 누군가의 길을 막고 버티는 일은 없는지 스스로 헤아려 볼 일이다. 속해 있는 여러 공동체에서 상대를 인정하기, 나를 내려놓기, 배려하기 등으로 슬그머니 길을 터줄 줄 아는 지혜가 새삼 필요하지 않을까./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