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과메기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2017-01-05     경남일보
과메기 철이 왔다. 올해는 청어과메기가 대세라고 한다. 한때 자취를 감췄던 청어가 과메기 본산인 영덕 부근에서 대량으로 잡혀 본래의 과메기를 맛보게 된 것이다. 최근 10년이 넘도록 꽁치가 청어를 대신해 와 사람들의 입맛도 꽁치에 길들여 왔지만 과메기는 청어가 본 맛이다.

▶청어는 서민생선이다. 아미노산과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고 불포화성 지방이 많아 싼값에 겨울철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훌륭한 보양식이다. ‘돈 없는 딸깍발이 살찌우는 생선’이라는 말이 있고, 주로 동해바다에서 지천으로 잡혔다. ‘눈 오면 대구, 비 오면 청어’란 말이 있을 정도였다.

▶200여년 전 정약전이 지은 자산어보 때와는 바다의 지형이 많이 바뀌었다. 청어와 명태가 동해바다에서 사라졌고 멸치는 남해어종이 아닌 서해 주어종으로 변했다. 울릉도에 자리돔이 출현하고 제주 앞바다에서 참다랑어가 대량으로 잡혔다. 자산어보를 새로 작성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 올해 느닷없이 잃었던 과메기 맛을 보여주려는 듯 청어가 돌아왔다. 일시적인 바다지형 변화인지 모르지만 가난한 밥상에도 곧 청어구이가 올라올 것 같다. 청어과메기도 올 겨울 미각에 제 몫을 다할 것 같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