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간 성동산업 크레인, ‘한국 조선산업의 눈물’

2017-01-17     경남일보
창원시 마산의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700t 골리앗 크레인이 결국 해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해체 전문업체가 석 달여 동안 높이 105m, 무게 3200t짜리 쇳덩어리로 된 크레인을 6개 파트로 분해했다. 성동산업 크레인은 지난 2008년 8월 270억원을 들여 세웠다. 감정가가 190억원이나 30억원에도 구매한다는 업체가 없어 결국 루마니아 업체가 해체·운송·재설치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형태로 감정가보다 싸게 크레인을 사갔다.

‘마산 골리앗’으로 불렸던 마산조선소 크레인의 해체는 ‘한국판 말뫼의 눈물’이 되었다. 스웨덴 말뫼에 있던 세계적 조선소 코쿰스는 지난 2002년 높이 128m짜리 초대형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넘겼다. 당시 스웨덴 국영방송은 해체된 크레인이 울산으로 떠나는 모습을 장송곡과 함께 생중계하면서 “말뫼가 울었다”고 보도했다.

‘마산 골리앗’의 해체는 한국 조선산업의 몰락을 뜻한다. 상황은 당시의 ‘말뫼 눈물’보다 더 심각하다. 마산, 거제, 통영에 이르기까지 남해안 조선업 벨트 전역에서 불황이 나타났다. 조선업 불황과 함께 대량실업으로 경남경제는 초토화됐다. 아파트와 원룸 주택은 불이 꺼진 지 오래다. 식당은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린다. 부동산 값 하락 등 지역경제는 꺼질 것처럼 침체가 심각하다.

도시 자체가 슬럼화됐던 말뫼는 재생가능에너지 지식산업의 메카로 변신을 시도했다. 세계 각지에서 말뫼의 변신을 보기 위해 찾아오고, 유엔환경계획은 2007년 북유럽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말뫼를 선정하기도 했다. ‘말뫼가 눈물’을 흘린 지 겨우 5년 만의 일이다. 팔려간 성동조선의 골리앗 크레인 해체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 조선산업의 눈물’이 우리에게 일러주는 건 무엇일까. 조선산업 대신 다른 산업으로 전환은 ‘의지의 산물’이 있어야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