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1, 2대학
이수기 (논설고문)

2017-01-18     경남일보
올 상반기로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들 것이 예상되자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바람이 불어닥칠 조짐이 시작됐다. ‘국가 대청소’, ‘재벌총수 재산 몰수’, ‘서울대 폐지’, ‘모병제와 1년 군 생활’ 등의 공약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 ‘2800만명에게 연간 100만원씩 지급’ 등 과도한 복지공약도 시작됐다.

▶대선후보들의 공약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후보들이 대선 정책 선점을 겨냥해 경쟁적으로 나서는 ‘공약 러시’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이달 말께 대선공약을 발표한다고 하니 갈수록 후보들 간의 공약 각축이 치열해질 것이다.

▶문제는 이익단체들의 ‘공약 끼워넣기’가 기승을 부릴 것이다. 지자체들도 지역 숙원사업을 공약에 담기 위해 각 후보의 대선공약기획단에 공약을 요구할 것이 뻔해 장밋빛 대선공약이 만발, 마치 ‘포퓰리즘 경합장’ 같은 조짐도 보일 것이다.

▶서울대 폐지 말에 반발이 심하지만 프랑스의 ‘파리 1대학, 파리 2대학’ 하는 식으로 분할해 운영하는 시스템 같은 발상이 아닌가 싶다. 대학서열화를 해소하려면 서울대를 없애야 한다는 것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를 폐지하고 ‘서울 1대학, 서울 2대학’ 등을 서울에 두고, 나머지 지방소재 국·공립 대학은 순번을 매기는 ‘파리 대학 닮은꼴’이 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수기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