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 1960년 1월9일 '부조리의 죽음'

2017-01-31     김지원 기자



1960년 1월 9일 2면 '부조리의 죽음'

동아일보는 1960년 1월5일자 1면에서 AP통신의 프랑스발 외신을 인용, 1957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알벨 까뮈씨가 4일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는 단신을 전하고 있다.
소설 '이방인'으로 유명한 작가 알베르 까뮈의 사망소식은 진주의 문학인들에게도 전해져 경남일보는 그해 1월9일자에서 진주 출신 시인 동기 이경순 시인의 추모글 실었다. 
'부조리의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까뮤 서거를 애도하여라는 장문의 글을 통해 이경순 선생은 알베르 까뮈의 일생을 회고하고 작품활동을 소개하는 한편, 그를 잃은 세계 문학계의 슬픔을 전하고 있다. 

이경순 선생은 1905년 생으로 1926년 니혼대학을 중퇴하고 1937는 우라와시의 교호쿠 치과의학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진주로 돌아와 진주농림학교, 남해창선중고등학교, 진주상업고등학교 등에서 교육자로서 활동했고, 한국예술단체총연합회 진주시지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경순 시인은 아나키즘운동이나 흑우연맹의 영향을 받은 자유주의자였다. 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 이경순편을 보면 그의 호가 동키호테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규칙, 규정에 얽매이는 삶을 거부해온 이경순 시인은 먼 타국의 이방인 까뮈의 죽음을 애도하고, 문제작 '이방인' 등을 통해 까뮈가 보여준 인간의 부조리에 대한 저항의식을 언급했다. 이경순 시인은 "그의 문학상의 이상은 인간의 외면적인 부조리성을 부정하고 인간 내부의 선의의 표현인 인간들의 행동 단순명료한 문제로 하여 예술을 창작하는 태도가 아니었던가"라며 까뮈의 문학을 평가했다. 이 시인은 '그가 앞으로 창작해낼 위대한 작품을 상실했다'라는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의 말을 인용해 까뮈의 죽음을 애도했다.

김지원 미디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