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창] 봄까치꽃

2017-01-30     박도준


지난해부터 회사 양지에 보라색 꽃을 단 앙증맞은 봄까치꽃이 피었다. 볼 때마다 봄이 아직 멀었는데 벌써 꽃을 피우면 어떡하냐고 마음 졸였다. 매서운 설 추위도 거뜬히 이겨내고 꽃을 터트리며 열매 맺을 준비를 하는 녀석들도 많다. 이 녀석들을 보면 돌담 밑 양지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아이들과 옹기종기 모인 할아버지·할머니들도 떠오른다. 어르신들은 나뭇가지나 돌로 주마등같이 스쳐간 인연들을 그렸다 지우고, 지우고 그리고…. 올 한 해 해맑은 아이들처럼, 마음을 내려놓는 할아버지·할머니처럼 욕심을 내려놓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봄까치꽃을 스치는 바람처럼.

박도준 편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