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과 혼밥

정만석 (기획실장·사업국장)

2017-02-10     정만석
어른들은 ‘혼자서 밥먹는것 만큼 청승맞은 것이 없다’고 했다. 혼자라는 게 사회구성원들과 어울리지 못한 비사회적 형태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때를 놓쳐 식당에 덩그러니 홀로 숟가락을 뜰 때면 왠지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최근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여행하는 게 당연시되는 사회적 분위기다. 혼자라는 게 청승맞은 것이 아니라 되레 합리적 생활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각종 매체에서 혼술족, 혼밥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는 점도 이런 사회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식품업계를 비롯해 외식업계에서도 덩달아 나홀로족을 잡기 위한 마케팅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야말로 대세다.

▶한국사회가 민망하게 여기던 ‘나홀로 시대’ 앞에 빗장을 풀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뭘까. 대체적으로 청년세대들의 취업난과 만혼 등으로 분석된다. 취업난으로 인한 만혼, 이유를 꼼꼼히 따져보면 결국 경제불황과 직결된다.

▶어떤 젊은이들은 ‘혼자라서 더 여유롭고 부담도 없다’고 말한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경제불황, 취업난, 개인주의 등에서 비롯된 젊은 세대들의 슬픈 자화상처럼 보여진다. 그들도 주머니 사정이 좋다면야 굳이 혼술, 혼밥을 고집하겠는가. 실제 최근 한 조사에서 청년들이 혼자 생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경제 불황’을 꼽았다.

정만석 (기획실장·사업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