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약칭 놓고 여야 신경전

野 “자유당+차떼기당” vs 與 “유치한 공세”

2017-02-15     김응삼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의 당명을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자유한국당의 공식 약칭인 ‘한국당’ 대신 ‘자유당’이라 칭하며 “이승만 ‘자유당’과 차떼기당 ‘신한국당’을 합친 조어”라고 비판하자, 한국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포문은 민주당이 열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4일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며 “어떤 분은 ‘내 살아 생전에 자유당 시절을 다시 겪느냐’라는 우스개 섞인 한탄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이 이승만의 자유당과 차떼기당의 신한국당을 합친 조어라면 독재와 부정부패 아성으로 남고자 하는 것이고,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한국당의 약칭을 ‘자유당’으로 호칭하며 “어안이 벙벙하다. 개혁 입법에 응하지 않고 싶었는데 이게 빌미가 돼 잘됐다 싶어 국회 스톱시키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자유당’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또 우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만약 우리 당이 당명을 한국당으로 바꿨다면 ‘왜 너희가 우리나라 국호를 마음대로 당 이름으로 쓰냐’라고 화를 내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한국당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유치한 정치공세’라며 발끈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의 공식 약칭은 ‘한국당’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한국당’ 약칭 사용에 전혀문제 될 것이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인 약칭이 존재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상대 당 이름을 부르는 건 예의에 어긋난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만일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약칭을 무시하고 ‘더불당’이라고 한다면 어떻겠냐. 역지사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김 대변인은 과거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새누리당이 ‘새정치’라는 공식 약칭 대신 ‘새민련’ 약칭을 사용했다가 당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논란을 마무리했던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새 간판을 달았을 때 이완구 전 원내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불러주라’고 약칭 논란을 종식했고, 박영선 당시 새정치 원내대표는 ‘서로 존중하며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우 원내대표는 약칭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3년 전 새정치민주연합 약칭 논란 당시를 떠올리며 부디 상식이 통하고 신뢰와 품격을 높이는 정치를 하는 데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