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고독사

2017-02-13     경남일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고독사


숨을 거둔지

열흘이 넘었다고 추정되는 민 노인

고단한 생을 청산하고

또 다른 시작의 첫걸음, 디딜 준비 마쳤다



-천지경(시인)



‘원룸, 고시원 고독사 현장 특수청소! 혈흔 제거와 악취제거 전문’이라는 문구를 본 적 있다. 인터넷 사이트 여기저기서 이러한 청소업체의 광고를 본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이웃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 홀로 죽음을 맞고, 시간이 얼마간 지나서야 시신이 발견되는 고독사. 독거노인 가구 140만 시대다. 나 홀로 쓸쓸히 생을 건너고 있는 홀로 된 노인들에게 더욱 절실한 건 ‘인기척’이 아닐까.

장례식장에서 근무하며 저 같은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는 천 시인. 그녀의 시선이 그나마 민 노인의 고독을 따뜻하게 배웅하는 듯한 디카시다. 하지만 청년들 사이에 혼밥(혼자 밥 먹는), 혼술, 혼놀(혼자 노는)이 사회적 트렌드가 되고 있어 이기적인 문화가 확산할 것으로 보아 주위의 우려가 크다./ 천융희·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