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의 말숲산책] 홑몸, 흘겨보다, 띄어쓰기

2017-02-15     허훈

*문제-“임신오개월인난(①홑몸 ②홀몸)이아니라노약자석에앉았는데어른도몰라본다는듯(①흘겨보는 ②흘려보는)시선에분을삭여야했다.” 홑몸과 홀몸, 흘겨보다와 흘려보다의 바른 뜻, 그리고 띄어쓰기를 묻는 문제이다. 먼저 괄호(묶음표) 안 낱말의 뜻과 용례를 살펴보고, 띄어쓰기를 해보자. ‘홑몸’은 ‘딸린 사람이 없는 몸, 아이를 배지 아니한 몸’을 의미한다. ‘홀몸’은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몸’이란 뜻이다.

문제에서 ‘임신 오 개월’이면 ‘홑몸’이 아니라는 말이지,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몸(홀몸)이 아니라는 의미가 아니다. 의지할 곳이 없는 외로운 몸을 ‘혈혈단신’이라 한다. ‘흘겨보다’는 ‘흘기는 눈으로 보다’란 뜻이다. ‘어머니는 음식에 먼저 손을 대는 나를 흘겨보시며 작은 소리로 꾸짖으셨다’처럼 쓰인다. ‘흘기다’는 ‘눈동자를 옆으로 굴리어 못마땅하게 노려보다’이고, 눈알이 한쪽으로 돌아갈 정도로 세게 흘겨볼 때는 ‘흘겨붙이다’로 표현한다.

다음은 띄어쓰기다. ‘개월’은 ‘달을 세는 단위’이므로 띄어 쓴다(오∨개월). ‘노약자석’(노약자∨보호석)과 ‘몰라보다’는 한 낱말이므로 띄어 쓸 이유가 없다. ‘몰라∨보다’로 띄어쓰기를 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듯’은 의존명사로 앞말과 띄어 쓴다. ‘꼬마는 잘 모르겠다는∨듯 눈만 껌벅이고 있었다’와 같이 띄어 써야 한다. *정답-“임신∨오∨개월인∨난∨①홑몸이∨아니라∨노약자석에∨앉았는데∨어른도∨몰라본다는∨듯∨①흘겨보는∨시선에∨분을∨삭여야∨했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