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단] 돌 쌓기(정승렬)

2017-02-26     경남일보
[경일시단] 돌 쌓기(정승렬)

너무 둥근 돌은 쓸모가 없다

잘생긴 괴석도 버려야 한다

좀 못 생겨도

아랫돌을 잘 받치고

윗돌을 괴일 수 있는 품새라야

쓸모가 있는 돌이다

쌓이고 싸이려면 모양새도 이웃과 맞추어야 한다

그래야 함께 높이 높이 탑(塔)을 이루고

시간을 멈추게 하는 몸짓에 다다를 수 있다.

나 혼자 잘생긴 돌은

어깨를 걸칠 친구가 필요하지 않아

홀로 굴러다닐 뿐, 종내

함께하는 시간의 종을 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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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하다보면 돌탑들을 자주 만난다, 시간과 노력이 만나서 키를 높인 노동의 흔적 그리고 치성의 전 과정이 경배스럽다. 서로가 서로의 아귀에 맞추고 틈을 주는 여유와 스며드는 품새 속에서 돌멩이가 탑으로 변신하는 그 조화의 완성이 원대하다. 함께 할 수 있는 조건, 모서리를 안아주는 공간 속에서 교집합은 구성의 과정이다.(주강홍 진주예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