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과 지리산

임명진기자

2017-02-28     임명진
통영시가 새롭게 개장한 루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타 볼 사람은 이미 다 타 봤다는 통영케이블카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관광시설로 세계에서 6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루지체험장이 통영에서 개장했다.

루지는 뉴질랜드 업체가 개발한 체험형 관광놀이시설로 무동력으로 내려가는 썰매의 한 종류이다. ‘하늘엔 케이블카, 땅에는 루지’라는 통영시가 내건 관광 슬로건이 무색하지 않게 주말마다 역대 최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용 가격은 그리 싼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인기가 높다. 이제 통영은 케이블카와 루지를 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다른 곳은 어떤가. 지리산은 최고의 명산으로 꼽히는 절경이지만 수년째 케이블카 설치를 두고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산청과 함양, 경남도가 신청한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은 공익성과 환경성 등의 문제로 신청서가 계속 반려되고 있다. 자연 그대로를 보전해야 한다는 여론과 제대로 산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지리산은 외국의 명산 못지않은 절경을 자랑하지만 체력과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정상까지 가기에는 버겁다. 알프스를 가진 스위스처럼 열차를 타고 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관광인프라 구축은 참고할 일이다. 가까운 중국도 황산, 장가계 등 주요 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리산이라는 명산을 보유하고도 오로지 체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등산 이외에는 마땅히 즐길 만한 관광인프라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