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독재자 딸 공주(公主)에서 폐주廢(主)
이수기(논설고문)

2017-03-13     경남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부 수립 이후 첫 여성 대통령과 첫 부녀 대통령에서 첫 탄핵 대통령이란 불명예의 퇴진을 기록, 종지부를 찍었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의 탄핵은 국가적 불행이자 비극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방치, 국가기관 사익 추구 도구 사용 등으로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 진솔한 사과, 반성 없이 변명·꼼수로 끝까지 국민과 맞서는 오기와 하야(下野)도 거부, 만장일치 파면의 탄핵선고를 받았다. 겉은 몸을 낮춘 친박들도 속을 ‘부글부글’ 끓이며 아직도 정신 못 차린 것 같다.

▶조선조의 포악한 연산군(燕山君)은 곁에서 조정을 농단한 비선실세 ‘장녹수(張綠水)’로 폐주(廢主:임금 몰아냄)가 됐다. 광해군(光海君)도 어머니뻘인 인목대비를 서인으로 강등, 유폐시키고, 이복동생 영창대군을 유배, 위리안치 후 증살시킨 ‘폐모살제(廢母殺弟)’와 옆에서 조정을 농단한 상궁 ‘김개시’로 폐주가 됐다. 박 전 대통령 옆엔 ‘권력서열 1위’라는 비선실세 최순실이 있었다.

▶광해군·연산군은 조(祖)·종(宗)의 묘호도 못 받고, 종묘에 자리도 없다. 임금의 아들만 인정, 군(君)으로 왕릉이 아닌 묘(墓)로 부른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이라 경호·경비 대우만 받는다. ‘군사독재자 딸 공주(公主)에서 피의자 신분인 사실상 폐주’라 구속도 각오해야 한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