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다리 쑥국
변옥윤(객원논설위원)

2017-03-14     경남일보
우리민족은 쑥과 친숙하다. 단군신화에 쑥이 등장하고 동의보감에는 쑥의 효능이 나온다. 식재료는 물론 약제로도 널리 이용됐다. 예부터 위장, 간장, 신장의 기능강화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의 연구에는 살균, 소염, 진통에 좋으며 청혈, 해독, 노화방지에도 뛰어난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7년 묵은 병 3년 묵은 쑥으로 고친다’는 말은 쑥의 약리적 가치를 말해주지만 마늘, 당근과 함께 성인병 예방에 좋은 3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맘때면 날씨가 따뜻한 남해안 해변가 양지 바른 곳과 들판 마른 풀숲 사이로 쑥이 얼굴을 내민다.

▶매화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요즘 들판에는 나물 캐는 아낙들이 먼저 봄 마중을 즐긴다. 달래, 냉이, 씀바귀, 꽃다지가 제철이다. 머잖아 춘분인 것을 보면 어느덧 봄이 우리 곁에 와 있다. 자연히 식탁에도 봄나물이 올라와 잃었던 입맛을 자극한다.

▶이즈음 바닷가에는 도다리가 제철이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깊은 바다에서 잡혀 몸값을 자랑하는 도다리가 육지의 쑥을 만나면 ‘시절의 진미’로 둔갑한다. 춘분을 전후해 맛보는 도다리 쑥국이다. 도다리와 쑥, 무, 마늘, 된장만으로도 풍미가 충분한 제철음식이다. 단지 마음먹고 식탁에 올려야 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것이 흠이다. 도다리 대신 광어나 가자미는 어떨까.
 
변옥윤(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