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는 색
지명주(장유중학교 교사)

2017-03-19     경남일보
마음이 답답해서 무언가 새로운 변화를 찾고 싶을 때,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기분 전환을 하고자 한다. 항상 보던 눈에 익은 사물이 아닌 새로운 색감을 안겨 주는 자연 경치와 풍물을 접함으로써 신선함을 느끼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계절이 바뀌면 우리는 가장 먼저 옷의 색상과 디자인을 생각한다.

이처럼 사람의 감성은 알게 모르게 색채에 반영되고 또 이에 영향을 받는다. 흔히들 가장 좋아하는 색과 가장 싫어하는 색은 바로 말할 수 있지만, 그 이유를 물어보면 아마 대부분은 ‘그냥’이라고 말한다.

모든 물체에 색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색이 있다. 상대방의 느낌에 따라 색을 연상할 수 있는 것이다. 검은 색의 사람, 노란색의 사람, 파란색의 사람, 하얀색의 사람. 처음엔 하얀색이었다가 검은 색으로 바뀌는 사람.

오랫동안 보아도 무슨 색인지 종잡을 수 없는 사람. 사람의 감정은 색보다 훨씬 다양하다.

같은 색이라도 서로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색의 느낌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달라질 수도 있다. 기분이 우울한 날에는 기분과 반대의 느낌을 주는 선명한 색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색을 통해 우울한 마음을 달래려는 의도와 남들에게 자신의 기분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심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제가 불황일수록 빨간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립스틱 효과’라 불리는 이 현상은 여성들이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빨간 립스틱만 발라도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색은 우리 마음을 표현해 주는 언어이기도하다.

빨강은 정열적이지만 잔인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고귀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며, 검정은 절망과 암울한 기분을, 노랑은 환한 태양을 나타내지만 날카로운 비명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색은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는 힘이 있다. 화장의 도구이기도하고 화가들에게는 색을 통하여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마음과 감성을 전달하고 표현한다. 유아에게 빨간색 세모를 보여주고 ‘이것과 같은 것을 찾아 오세요’라고 하면 초록색 세모가 아닌 빨간색 네모를 갖고 온다고 한다.

아이들은 형태보다 색으로 사물을 먼저 판단하는 마음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실제로 인간의 시각에 색이 미치는 영향은 60%에 가깝다. 그만큼 인간에게 색이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색’은 개인의 내면을 이해하고,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며 나아가 의사소통의 주요한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 색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일상 속에서 색의 작용을 알고 더 나아가 즐겁게 색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하자.
 
지명주(장유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