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졸업-실업, 일본 졸업-취업
이수기(논설고문)

2017-03-22     경남일보
고용 사정이 참담한 지경이다. ‘고용 절벽’은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공공부문 일자리를 80만개 늘리고 근로시간을 줄여 민간에서 50만개를 늘리겠다는 구닥다리 공약이 난무한다. 공공기관 채용을 늘리는 실업난 해소는 ‘땜질처방’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을 찔끔 늘리는 ‘대증요법’으로만 일관한 채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외면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일자리 만드는 일이야 누구든 할 수 있는 ‘하수(下手) 대책’이자 ‘미봉책’일 뿐이다.

▶새로 고용되는 공무원들이야 ‘철밥통’ 세계의 편입에 좋겠지만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국민에게는 부담만 늘어날 뿐이다. 제조업 등 경제를 살려 민간기업에서 고용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획기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일본은 25세 이상 구직자 1인당 일자리가 1.43개라 한다. 구직자들이 골라 갈 정도다. 일본의 채용박람회장에선 중소기업은 1명을 채용하려고 7개사가 다투는 진풍경까지 벌어진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일본 내 구인난으로 대졸자를 구하지 못해 외국인까지 채용하는 회사가 적지 않다고 한다. 우리의 대졸 취업률은 60%대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계속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도대체 경제정책을 어떻게 했는지 ‘한국은 졸업과 동시에 실업이고, 일본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다’는 말도 한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