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의 말숲 산책] '도와줘 고마워'

2017-03-09     허훈
“너무 (고마워/고마와)서 그래.” 앞의 인용문에서 ‘고마워’일까, ‘고마와’일까. ‘고마워’란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지만, 왜 ‘고마와’라고 표기하면 안 될까. 어간 끝음절의 받침이 ‘ㅂ’인 일부 용언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ㅂ’이 ‘ㅜ’로 바뀌는 ‘ㅂ 불규칙 활용’을 한다. 이때 ‘돕-, 곱-’처럼 단음절인 어간에 ‘-아’가 결합하면 ‘와’로 적고 그 밖의 경우는 모두 ‘워’로 적는다. 여기서 단음절은 음절의 수가 하나인 음절로 ‘강’, ‘소’ 따위의 단어이다.

어간 끝 받침 ‘ㅂ’이 모음 앞에서 ‘우’로 바뀌어 나타나는 경우, 바뀐 대로 적는다.(어간의 끝 ‘ㅂ’이 ‘ㅜ’로 바뀔 적) 예를 들면 깁다(기워 기우니 기웠다), 굽다(구워 구우니 구웠다), 가깝다(가까워 가까우니 가까웠다), 괴롭다(괴로워 괴로우니 괴로웠다), 맵다(매워 매우니 매웠다), 무겁다(무거워 무거우니 무거웠다), 밉다(미워 미우니 미웠다), 쉽다(쉬워 쉬우니 쉬웠다) 등이다.

다만, ‘돕-, 곱-’과 같은 단음절 어간에 어미 ‘-아’가 결합해 ‘와’로 소리 나는 것은 ‘-와’로 적는다. ‘돕다, 곱다’가 그 예이다. ‘돕다’는 ‘도와 도와서 도와도 도왔다’로, ‘곱다’는 ‘고와 고와서 고와도 고왔다’로 활용한다. 제목에서 ‘돕다’는 ‘도와’로, ‘고맙다’는‘고마워’로 활용해 ‘도와줘 고마워’로 적는다. 이렇게 기억하면 헷갈리지 않는다. 단음절 어간인 ‘돕-, 곱-’은 ‘와’로 적고, 그 외에는 ‘워’로 적는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