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N)포 세대 슬픈 현실
이수기(논설고문)

2017-03-27     경남일보
주변엔 남녀를 불문, 30세를 훌쩍 넘어선 미혼이 수두룩하다. 결혼을 안하는 비혼(非婚)과 늦게 하는 만혼(晩婚)의 추세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초혼연령도 높아졌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2016년 혼인통계보고서는 2014∼2016년의 초혼 부부회원 3000명(1500쌍)의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5.8세, 여성 32.7세로 나타났다. 10년 전(남 33.4세, 여 30.3세)보다 각각 2.4세 높아졌다. 혼인도 2만1200건이 줄었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란 말은 이제 고전에 속한다. 학업·취업·정규직·승진·주택 등 많은 것을 포기하는 이른바 엔(N)포세대 상황이 수많은 젊은이들을 절망으로 몰아가고 있다. ‘헬조선(지옥한국)’이 결혼빙하기를 만들고 있다.

▶비혼·만혼의 근본대책이 없다면 국가의 근본을 뒤흔드는 인구 위기를 모면할 길이 없음을 경고한다. 혼인 감소현상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제를 만든 쪽이 앞장서야 한다. 결혼을 해도 자녀를 안 갖는 것은 불안한 일자리와 버거운 집값 등으로 3포 세대가 늘어난 탓에 일어난 현상이다.

▶과거의 사고나 돈을 투입하는 것만으로 젊은이들이 결혼을 서두르고 아이를 많이 낳으리라고 기대한다면 오판이다. 앞으로 혼인연령이 낮아지기보다는 높아지는 만혼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가. 젊은이들은 3포를 넘어 엔(N)포세대의 현실이 우리를 한없이 슬프게 한다.
 
이수기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