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욱 “U-20 월드컵서 빚 갚고 싶어”

4개국 대회서 머리 부딪혀 추락
응급조치로 최악의 상황 모면

2017-04-05     연합뉴스
“지금은 목을 좌우로 자연스럽게 돌릴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어요. 일단 부상 이전 정상적이었던 몸 상태로 만드는 게 우선이죠. 최종 21명의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려 동료에게 진 빚을 그라운드에서 활약으로 갚고 싶어요.”

최근 발표된 25명의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린 수비수 정태욱(20·아주대)은 대표 발탁 소감으로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동료에게 고마움부터 전했다.

정태욱은 지난달 27일 4개국 초청대회 잠비아전에서 상대 선수와 헤딩 경합 중 머리를 부딪히고 그라운드에 추락해 위험한 순간을 맞았다.

다행히 이상민(19·숭실대)과 당시 주심이었던 김덕철(37) 심판의 빠른 응급조치 덕분에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은 빠른 초동 대처는 ‘10초의 기적’으로까지 불렸다.

정태욱은 목뼈 부상으로 6주 진단을 받고 깁스를 했었지만 지금은 회복이 빨라 목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

그는 이상민과 김덕철 심판이 지난 3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 인사를 전한 뒤 “특히 (이)상민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의식을 순간적으로 잃었다가 깨어난 뒤 동영상으로 당시 충돌 장면을 봤다는 그는 “상민이가 입속으로 말려들어 가는 내 혀를 잡아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고마웠다”면서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렇게 건강하게 회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일 대표팀 소집과 함께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해 재활을 이어간다.

소집된 동료들과 운동장에서 거친 훈련을 함께할 수 없지만, 최대한 빨리 정상 컨디션으로 끌어올려 다음 달 8일 확정되는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는 게 정태욱의 1차 목표다.

그는 “마음을 급하게 먹지 않고 일단 부상 이전의 몸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최종 엔트리에 든다면 저를 뽑아주신 신태용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우리 팀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U-20 월드컵에 나간다면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만큼 감회가 남다를 것”이라면서 “특히 마음의 빚을 진 동료 선수들에게 멋진 활약으로 되돌려 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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