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창] 어느 소공원의 봄
박도준 (편집부장)

2017-04-09     박도준


누군가가 아파트단지 인근 소공원에 물감을 덧칠해 봄빛은 시나브로 짙어오는 초록으로 새록새록 다가온다. 회색 나무들과 풀들이 온기에 새싹을 내밀면서 한창 봄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겨울 아무도 찾지 않던 공원의 놀이터에도 활력이 돈다. 노인들은 햇볕에 해바라기를, 아이들은 놀이기구에 빠져 오는 봄을 즐기고 있다. 저 나무들과 풀들도 겨울 강풍과 동장군에 상처를 받았겠지 생각하면 나무와 풀도 인간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맘을 닫고 사는 사람들에겐 봄도 겨울과 같다. 특히 정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겐. 마음의 문은 인력으로 어쩔 수 없는 것.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문이 스러지면 맘의 벽이 사라져 저 서러운 초록 새싹들도 싱그럽고 상큼하게 다가올까?

박도준 (편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