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병 5000원
이수기(논설고문)

2017-04-17     경남일보
자고 나면 치솟는 생활물가로 서민들은 힘들다. 문제는 이처럼 돈 들어갈 곳은 늘어나는데 소득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가 증가해도 시원찮을 판에 구조조정으로 되레 실직자가 늘어나고 있으니 소득이 뒷걸음칠 수밖에 없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고달파지는데도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탄핵에 이어 구속까지 된 부도덕할 뿐 아니라 무능한 대통령을 뽑은 잘못 탓으로 돌리기에는 고통이 너무나 크다.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소주는 판매점에 따라 최고 5000원으로 올랐다. 계란도 1년 전보다 크게 올랐다.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게 비싸졌다는 푸념이 나올 만하다. 가격은 오르는데 소득은 줄고 있으니 꽉 닫힌 서민들의 지갑이 열릴 리 없다. 동네병원의 병원비도 1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다.

▶물가는 한번 올라가면 내려오는 법이 없다. 물가에 대한 정부의 선제대응이 중요한 시기다. 자칫 물가상승-소비위축-경기침체 심화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000원으로 오른 소주는 연간 1인당 소비량이 62병으로 서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대중을 대상으로 가격을 올릴 때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소득은 줄고 빚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는 탓에 서민들의 입에서 비명이 저절로 나온다. 서민들은 일방적인 가격 인상에 대응도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인상된 값을 지불하고 있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