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절단 외국인에 직접 만든 의수 전달

김해중부경찰서 정형기 경사 사연 화제

2017-04-26     박준언 기자


일선 경찰관이 손목이 절단된 외국인 근로자에게 직접 제작한 의수(義手)를 전달해 귀감이 되고 있다.

김해중부경찰서 정형기 경사는 26일 우즈벡 출신인 칸베냐만(41)씨에게 자신이 3D 프리터로 직접 제작한 인공 손을 전달했다. 
지난 2011년 아내와 1남 1녀를 두고 홀로 입국해 김해의 한 공장에 취업한 칸씨는 2015년 11월 프레스 작업 중 기계 오작동으로 오른쪽 손목이 절단되는 사고를 겪었다. 회사로부터 산재 처리를 받고 퇴사한 칸씨는 장애 탓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못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고, 수백만원 하는 의수 구입은 엄두조차 못냈다. 
한 모임에서 칸 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정 경사는 마침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3D 프린터기로 의수를 제작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칸씨에게 딱 맞는 손을 제작한 정 경사는 지역 청년 작가의 재능기부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색상까지 입혀 칸씨에게 전달했다. 세상에 하나 뿐인 의수를 받은 칸 씨는 “한쪽 손이 없어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마음 편히 생활할 수 있을 것같다”고 고마워했다.
정 경사는 “어려운 여건에도 고향에 있는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모습을 보면서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 저의 작은 노력이 칸씨에게 도움이 돼 다행”이라고 겸손해 했다.
정 경사는 지난해에는 1살 난 어린자녀의 수술비가 없어 길에서 울고 있던 러시아 국적의 근로자를 발견해 귀중한 생명을 살리기도 했다. 당시 어린이는 바로 수술을 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7년 전 필리핀어 외사특채자로 경찰 생활을 시작한 정 경사는 이달을 끝으로 정든 김해중부서를 떠나 전남경찰청으로 자리를 옮긴다. 
정 경사는 “김해에서 생활을 하는 동안 서장님 이하 동료들이 도와주셔서 많은 것을 배웠고, 어디서든 힘든 상황에 처한 시민을 돕는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