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쿼이아 가로수 더 안심는다구요?

하수관·보도블럭 훼손하는 뿌리에 긴 그림자도 애물단지

2017-04-30     이은수기자·일부연합
수형이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아가 김해와 창원시가지에는 더 이상 도시가로수로 식재되지 않을 전망이다.

삼각뿔 모양으로 곧고 바르게 뻗어 자라는 가로수 메타세쿼이아는 은행나무와 함께 살아있는 화석식물로 알려져 있다.

큰 나무 높이는 무려 35m까지 자라는데다 자태가 단정하고 기품이 있어 많은 가로수로 인기를 끌고 있다.

창원시 도로변에는 메타세쿼이아 6700그루가 심겨져 있다. 1980년 시가지 조성 때부터 심기 시작해 현재 40년가량 자라 대부분 30m가 넘을 만큼 웅장하다.

하지만 이 나무는 앞으로 도시 가로수로 식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유는 물을 좋아하는 메타세콰이아 성질 때문에 뿌리가 도시의 하수관을 파고 들어가 관을 막거나 이로인해 오수가 넘치기 때문이다. 실제 창원시내의 가로숫길에 있는 메타세쿼이아도 뿌리를 길게 뻗으면서 도로나 보도블록 일부가 뒤틀리기나 파손되고 있다. 시는 이 나무가 식재된 거리 보도블록을 해마다 보수하거나 교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창원시내 용호동에는 주택과 가까운 곳에 오랜시간 메타세콰이아 나무 그늘이 생기면서 민원 대상이 됐다. 주민들은 “나무가 큰데다 이파리도 많이 달려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시에도 시가지 가로수 등에 메타세쿼이아 2800여그루가 자라고 있다.

고속도로 동김해 나들목부터 인제대까지 2㎞에 걸쳐 심은 메타세콰이어 길은 허투로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에서도 비슷한 문제점을 낳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나무가 기후와 환경변화에 잘 적응해 자라고 수형도 멋진 장점도 있지만, 워낙 커져 주변 건물 경관이나 조명에 장애를 준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양 지자체에서는 기존 식재된 메타세콰이아를 제외하고는 새롭게 조성할 가로수에 메타세콰이어를 식재하지 않기로 했다. 수형이 아름다워 사시사철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메타세콰이아는 이같은 추세가 타 지자체까지 확산된다면 도시에서 외곽 공원 등으로 밀려날 공산이 커졌다.

이은수기자·일부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