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요구하는 수업과 평가
손대원(진주외고 수석교사)
2017-05-14 경남일보
그때는 나의 학창시절과 같이 학교는 한 학기에 중간고사, 기말고사 2번의 평가로 성적을 산출했다. 하지만 1999년부터 수행평가 제도가 도입되면서 1차, 2차 고사와 같은 정기고사와 함께 수행평가를 합산하여 성적을 산출하게 되었다. 하지만 수행평가는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고사기간에 정기고사처럼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최근 평가의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게 되면서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학생의 모든 수행(Work)을 평가하는 과정형 수행평가가 도입되고 있는데, 이런 과정형 수행평가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부터 바뀌어야 한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 거꾸로 수업, 하브루타 수업, 비주얼씽킹, 토의, 토론 등과 같이 학생들이 참여하고 협업하는 수업은 이런 흐름을 녹여낼 수 있는 수업이다. 더구나 2018년에는 토론, 실습, 체험 중심의 중학교 자유학기를 경험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이런 수업변화의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우리 학교에서도 최근 수업과 평가에서 작은 변화가 있는데 쪽지시험을 100회 이상 실시하시는 선생님도 계시고,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함께 협업한 내용을 큰 종이에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게 하고 평가가 끝난 수행활동 결과물을 교실에 게시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수업내용을 피드백하는 선생님도 계신다. 수행평가가 본래의 취지대로 수업과정 중 학생들의 수행정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변하게 되면서 우리학교의 수업도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학생들이 참여하고 피드백 받는 수업으로 변하고 있다.
특정한 사람만 사용이 가능했던 DOS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Windows로 운영체제가 바뀐 것이 컴퓨터의 혁신이라면,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로 몇 명만 참여하던 고등학교의 수업이 다양한 수업방법의 도입으로 누구나 참여하는 수업으로 바뀌는 것은 학교의 수업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학교도 그 혁신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함께 하려고 하는 것을 느낀다.
손대원(진주외고 수석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