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몸에 손 내민 따뜻한 배려

우리은행 고객 문영길씨, 허경택 차장에 감사전해

2017-05-15     임명진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은행 진주지점에 근무하는 허경택(53) 차장의 말이다.

가계대출 업무를 맡고 있는 허 차장은 하루에도 수십여 명의 고객들을 상대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런 그에게 2년 전부터 지팡이를 짚고서 힘들게 은행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고객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은행창구에서 대기표를 뽑고 한없이 차례를 기다리는 얼굴에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멀리 산청에서 은행을 찾은 문영길(58·산청군 단성면)씨는 지난 2002년 뇌출혈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하다.

2년 전부터는 신장이 좋지 않아 일주일에 두 세번씩은 진주의 모 병원에서 투석을 받고 있다.

몇 시간에 걸쳐 투석을 마치고 나면 밀린 공과금 등을 처리하기 위해 은행을 찾는다. 힘겹게 은행에 도착해 대기표를 받고 다시 차례를 기다리는 일은 고역이다.

그런 그에게 허 차장이 다가왔다. 허 차장은 다른 고객의 양해를 구해 매번 문씨의 업무를 신속히 처리했다.

밀린 공과금 납부에서 산재 대출 처리 업무까지, 자신의 업무가 아닌데도, 허 차장이 건넨 준 따뜻한 차 한잔 하고 있을 시간에 문씨의 업무는 금방 끝이 난다.

그런 허 차장의 배려에 문씨는 “눈물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문씨는 고속버스를 운전하는 운전기사였다. 그러다 과로로 쓰러져 2002년 뇌병변 판정을 받았다.

“정말로 고맙고, 또 고맙고 그래요. 또 도와줄 건 없는지 물어봐 주고, 건강한 사람은 못 느끼겠지만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그런 배려가 감동 그 자체이거든요”

문 씨의 거듭되는 감사의 인사에 허 차장은 “당연히 해야 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허 차장은 “남들보다 좀 더 몸이 불편해 보여 그만큼 더 신경을 썼을 뿐”이라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도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하는 직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임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