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그새 보고 싶은 당신

2017-05-18     경남일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그새 보고 싶은 당신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당신의 부재가

폭풍처럼 고요하기 때문입니다



-오민석(시인)



수많은 사랑 고백 중에 ‘그새 보고 싶다’라는 말, 곁에 두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애타는 심경이 마치 안개 속처럼 아련하다. 당신을 향한 내 그리움은 오늘, 아니 지금 이 순간 부재중이기 때문이다. 가지 사이로 스쳐 지나간 바람처럼 그토록 나를 흔들어놓고 떠나가 버린 당신의 빈자리가 마치 폭풍의 눈 속에 감금된 외딴섬 같다. 그러니 놓인 새벽길에 홀로 남은 자의 멜랑콜리한 감정이 오래도록 가시질 않는 분위기다.

당신이 던져준 따스한 미소, 감미로웠던 목소리, 나를 사로잡았던 그 눈빛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나는 벌써 당신이 그립다는 말이다. 멈추지 않은 심장이 있는 한 당신을 향한 기억은 절대 지워지지 않을 것임을 고백하고 있는 이 말 한마디가 독자로 하여금 가슴을 한 번쯤 되짚게 한다./천융희·시와경계 편집장